알리안츠 그룹은 19일 전 세계 50여개국 가계의 자산과 부채 흐름을 분석한 보고서인 ‘글로벌 웰스 리포트’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자산이 눈에 띄게 증가했으나, 지난해 갑작스런 횡보세를 나타내며 2011년 1인당 순 금융자산은 0.6% 증가하는데 그쳤다. 2009년의 7.8%, 2010년의 9.7%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런 실망스런 결과의 주 원인은 총 금융자산 증가율이 낮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유로화 약세에 힘입어 2011년 전 세계의 가계 금융자산이 103조 3천억 유로를 기록하며 100조 유로를 넘어섰으나, 금융자산 증가율은 1.6%, 특히 1인당 증가율은 0.8%에 머물렀다. 이에 대해 알리안츠 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이클 하이제 박사는 “불확실성, 저금리 및 유로존 위기가 자산 증식에 영향을 끼쳤다”며 “금융시장 개편과 유로존 위기 극복 측면에서 별다른 진척이 없는데 따라 예금자들이 타격을 입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를 돌아 보면 예금자들이 저축하기에 녹록치 않은 환경을 맞았던 것이 사실이다. 2000년 이후, 1인당 총 금융자산은 평균적으로 3.1% 증가해왔다. 이는 같은 기간 평균 물가상승률과 거의 일치하는 수준으로, 전 세계의 예금자들은 실질적인 금융자산의 증가를 지난 11년간 경험하지 못한 것이라고 풀이된다. 이에 대해 하이제 박사는 “정신이 번쩍 드는 결과(sobering conclusion)”라고 평했다.
한편 예금자들은 2007~2008년 위기 이후 금융부채에 대해 좀 더 신중한 자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부채 증가율은 2011년에 소폭 상승한 2.2%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 세계 명목 경제 성장률 대비 상당히 낮은 수치다. 그 결과, 전 세계 부채 비율은(전 세계 GDP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 작년 한 해 동안만 2.5% 포인트 하락해 67%을 약간 밑돌고 있다. 위기 전에는 글로벌 부채 증가율이 종종 8% 이상을 기록해 부채 비율이 72%에 이르기도 했다.
그러나 2000년 이후 개인 부채 증가율은 연평균 5.5%을 기록해 4%대를 기록한 가계 자산 증가율을 웃돌았으며, 이에 따라 연평균 1 인당 순 금융자산 증가율이 2.5%대에 그치는 결과를 낳았다. 게다가 2011년 1인당 순 금융자산은 14,880 유로로, 절대적인 비교에서 2007년에 기록한 최고치에 못미쳤다. 글로벌 경기 침체 이래 4년이나 지났지만, 개인 금융자산은 아직도 그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부채에 대한 보다 신중한 자세 외에 리먼사태 이후의 글로벌 자산 증식은 새로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바로 안전자산에 대한 지속적인 선호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은행발 위기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은 큰 수혜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년 동안 전 세계 각 지역의 은행 예금 규모는 금융자산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해 작년 한 해 전 세계 예금액은 2조 유로(6%) 증가했다. 이런 추세로, 자산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은행 예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7년부터 5.5% 포인트 높아져 32.8%를 차지하는 반면, 유가증권 비율은 34.6%로 6.5% 포인트 하락했다. 하이제 박사는 “거시경제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이런 현상은 전적으로 문제라고 보긴 어렵다. 예금자들에 관한 한 저위험, 단기 투자 선호 추세가 예상되는 바, 저금리의 부정적 결과가 오히려 더욱 분명해 질 것”이라며 “낮은 수익률은 노후 준비를 위해 보다 많은 저축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단기 자본은 기후 변화, 인구통계학적 변화 등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을 해소하는데 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와 같은 전세계 통계치가 국가별로 다양한 상황들을 모두 설명하지는 못한다. 대략적으로 말해, 전 세계는 자산의 수준이나 모멘텀 측면에서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과거에 성장이 저조했던 북미, 서유럽, 일본, 오세아니아의 부국들이다. 2000년 이후 이들 국가들의 연평균 1인당 순 금융자산 증가율은 1.2%(일본)에서 2.4%(오세아니아) 수준이었다. 특히 유럽의 상황이 심각한데, 서유럽 국가의 경우 자산 증가율과 경제 성장률이 각각 연 1.3%로, 이미 일본의 전철을 밟아가고 있다. 아울러 부유한 국가들에선 금융 위기 이후 공통적으로 또 다른 부정적인 모습이 목격되고 있는데, 이는 1인당 순 금융자산의 지속적인 감소다. 물론 이 같은 양상은 서유럽에서 지난해 나타난 것이긴 하지만, 유로존 위기 국가의 자산 손실은 유럽 전체의 자산 성장에 타격을 주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라틴 아메리카, 아시아, 동유럽의 신흥국가들은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 국가의 예금자들은 2000년 이후 두 자릿수의 연평균 1인당 순 금융자산 증가율을 유지하며 지속적인 자산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2007년~2008년 금융위기로 이들 지역 역시 성장의 둔화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7~ 10%대로 여전히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평균 1인당 자산 규모는 선진국 대비 매우 작은 수준이다.
성장과 관련해,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금융자산 증가율은 2%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2011년의 가치는 2007년 위기 전의 최고치보다 26% 정도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한국은 중국과 인도보다는 낮되, 인도네시아와 같은 수준의 증가율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실제 1인당 순 금융자산 증가율 면에서 아시아 내 1, 2위 수준이라 할 수 있다(2000년 이래 연평균 8.6%). 한국은 가계부채도 빠르게 증가했지만 이를 비교적 잘 통제한데 따라 금융자산에서도 빠른 증가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2011년말 현재 1인당 순 금융자산은 16,580 유로로 비교 평가된 전세계 50여개국 중 22위를 차지했다(2000년은 25위). 1위는 2위와의 현격한 차이로 스위스가 오랫동안 변함 없이 1위를 차지했고, 일본과 미국이 각각 2위와 3위로 뒤를 잇고 있다.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알리안츠 글로벌 웰스 보고서’는 전 세계 국가를 세 부류로 나누어 분석했다. 하나는 총 17개국으로 구성된 1인당 순 금융자산이 평균 26,800 유로 이상인 상위권 국가 그룹(HWCs)이다. 한국은 1인당 순 금융자산이 4,500 유로 이상인 중위권 국가 그룹(MWCs)에 속해 있으며, 이 그룹의 국가 수는 최근 들어 2배 이상 증가했다. 또 4,500 유로 이하인 국가들로 구성되는 하위권 국가 그룹(LWCs)은 그 수나 인구를 보았을 때 가장 큰 그룹이기도 하다.
자산의 미시적 분배에 대한 분석은 글로벌 부(富)지도에서의 근본적 변화를 온전히 보여주기 때문에 국가별 분류보다 더 유용한 가치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2011년 말 기준 전 세계 인구의 7억 2천만명이 중산층에 속했으며, 이는 2000년 대비 두 배 성장한 규모다. 또한 분석 대상 국가의 전체 인구 중 15%에 달하는 인구 수치기도 하다. 이와 같은 성장은 하위권 국가 그룹(LWCs)의 3억 5,500명이 새롭게 편입 됨에 따라 실현된 것으로, 이는 2000년 대비 10배 늘어난 수치이다. 현재 이들은 중산층 내 가장 큰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상위권 국가 그룹(HWCs)에서 중산층은 14% 증가하는데 그쳤다. 중요한 것은 이들 국가의 성장이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인데, 여기서 중산층이 늘어난다는 것은 부유층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구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부유층은 2000년 이후 감소했으며(-4%), 아울러 빈곤층 역시 전 세계적으로 감소 양상을 보였다(-2%). 중산층만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한 셈이다. 관련해 하이제 박사는 “글로벌 관점에서 갈수록 더 많은 인구가 경제적 번영을 누리고 있다. 이런 현상은 기존 선진국에 국한 된 것이 아니라 이머징 국가, 특히 아시아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수년 내에 전 세계 금융, 자산, 재화 시장의 모습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단위: 유로 |
스위스 | 138,062 |
일본 | 93,087 |
미국 | 90,417 |
벨기에 | 68,491 |
네덜란드 | 61,315 |
타이완 | 60,893 |
캐나다 | 59,913 |
싱가폴 | 58,215 |
영국 | 52,600 |
이스라엘 | 51,562 |
덴마크 | 49,220 |
이탈리아 | 42,875 |
프랑스 | 42,643 |
스웨덴 | 42,104 |
오스트리아 | 40,648 |
독일 | 38,521 |
오스트레일리아 | 37,330 |
아일랜드 | 25,461 |
포르투갈 | 19,572 |
핀란드 | 19,105 |
스페인 | 16,875 |
한국 | 16,581 |
알리안츠생명 소개 알리안츠생명은 세계 최대의 금융 보험 서비스회사인 알리안츠 그룹의 한국 자회사이다. 알리안츠 그룹은 전 세계 70여 개국에 14만2000여 명 이상의 직원을 두고 7800만 명 이상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알리안츠생명의 지역 네트워크는 전국적으로 22개 지역단, 300여개 지점으로 구축되어 있다. 알리안츠생명은 약 120만 명의 계약자들에게 보험 상품과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알리안츠생명의 비전은 ‘최고를 지향하는 든든하고 수익성 있는 고객 중심의 생명보험사’로 성장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