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귀여운 이름의 모야모야병은 이름만큼 귀엽지는 않은 소아뇌졸중이라고 불리는 희귀질환입니다. 일본어로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가는 모습을 모야모야(moyamoya)라고 하는데요, 1969년 일본의 스즈키 교수가 이 병을 앓는 환자의 뇌혈관을 보고 모야모야병으로 이름을 붙인바 있습니다. 유독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에서 높은 발병률을 보이는 모야모야병에 대해 ABL생명과 함께 자세히 알아보시죠.
모야모야병이란
모야모야병은 경동맥에서 뇌로 들어가는 내경동맥, 뇌의 바닥에서 이마쪽으로 뻗어나간 전(煎)대뇌동맥과 두 귀쪽으로 뻗어나간 중(中)대뇌동맥이 만나는 지점의 뇌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 발생합니다. 이렇게 되면 뇌에 산소와 영양분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주변에는 비정상적인 미세혈관들이 생기게 됩니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뇌졸중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경우 희귀난치성 질환인 모야모야병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모야모야 병은 특히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많이 발생하며 발병률이 서양국가보다 약 10배 이상 높습니다. 또한 남성보다 여성에서 2배 정도 많이 발병합니다. 보건의료 빅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모야모야병 환자 수는 2019년 기준 1만 2870명으로 2015년 이후 매년 1000여 명씩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7~9세 소아에서 발병되는 경우가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30대 성인에서 많이 나타납니다.
모야모야병 원인과 증상은?
인구 100만명당 1명 정도만 걸리는 희귀질환인 모야모야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협착되는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모야모야병은 약 15% 환자에서 가족력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모야모야병 유전자라고 불리는 RNF213의 변이가 우리나라와 일본 모야모야병 환자에게 의미있게 높다는 사실도 발견되었습니다. 유전자 변이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밝혀진 바 없지만 모야모야병이 의심되는 환자들에게 유전자 검사를 시행해 유전자 변이 여부를 확인하는 등의 검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모야모야병의 증상은 발병 시기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성인 환자의 경우 좁아진 뇌혈관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 뇌혈류 감소에 의한 증상은 드물지만 비정상적으로 커진 미세혈관으로 뇌출혈이 흔하게 발생하며 출혈량에 따라 두통, 편마비, 간질성 경련, 의식장애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성인의 출혈성 모야모야병의 경우 사망률이 25%를 넘을 정도로 중증도가 심각한 질환입니다.
소아 모야모야병의 특징
모야모야병은 10세 이하의 소아 환자의 발병률도 높은 편입니다. 소아 모야모야병에서는 뇌혈류가 감소되어 일시적으로 신경학적 이상을 보이는 뇌허혈에 의한 증상이 50~60%를 차지할 정도로 두드러집니다. 일과성 뇌허혈 발작이 가장 흔히 발생하며, 수분 또는 수시간 동안 몸의 한쪽 또는 양쪽의 운동마비, 감각 이상 언어장애, 시야 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특히 뜨겁거나 매운 음식을 먹을 때, 심하게 울고 난 후, 과격한 운동을 했을 때 팔다리의 힘이 빠지거나, 팔다리가 떨리고 뻣뻣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모야모야병 어린이의 33%는 두통을 호소하며 구토를 동반하기도 합니다.
뇌경색은 모야모야병에 걸린 어린이 환자의 40%에서 동반되는데, 특히 3세 이하의 어린이의 경우 혈관이 좁거나 병의 진행이 빨라 뇌경색이 더욱 흔히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조기진단과 함께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모야모야병 치료법
아직 모야모야병의 진행을 막거나 예방할 수 없는 치료법은 연구 중에 있습니다. 치료법은 환자의 임상적 증상 상태와 병의 진행 정도에 맞추어 결정 됩니다. 일과성 뇌허혈, 뇌경색 등 급성기 뇌허혈 증상이 발생한 직후에는 증상을 완화시키고 진행을 억제하며 뇌를 보호하는 약물치료를 먼저 시행합니다. 혈류를 개선하는 수술을 통해 뇌경색, 뇌출혈 등 모야모야병으로 인한 추가적인 문제의 발생 위험을 낮춰주는 방법으로 치료하기도 하는데요. 수술 역시 모야모야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완치가 목적이 아닌 병의 진행에 따라 나타나는 문제들을 줄여주기 위해 시행하는 것입니다. 모야모야병으로 진단되더라도 모두 수술을 하는 것은 아니고 증상이 잦거나 뇌출혈 위험이 높은 환자에 한해 수술을 결정합니다.
모야모야병은 다른 희귀질환에 비해 적기에 치료를 진행하면 효과적인 치료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질환이라고 하는데요, 잦은 두통이나 어지럼증 등 의심증상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을 경우 유전자 검사를 통해 병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기 진단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일상생활에 무리가 없다고 하니 의심이 간다면 검사를 꼭 받아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