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 A씨는 앉아서 일을 하다가 갑자기 일어날 때 머리가 '핑' 하는 어지러움을 자주 느낍니다. 평소에는 괜찮지만 유독 앉아있다가 일어날 때 눈 앞이 잠시 깜깜해지고 어지럼증을 느껴 걱정스러운 마음에 빈혈 검사를 하러 병원을 찾았는데요. A씨의 병명은 빈혈이 아닌 기립 저혈압이었습니다.
최근 기립성 저혈압의 명칭이 기립 저혈압으로 변경되었는데요. 기립 저혈압은 단순히 어지러운 증상 외에도 다양한 증상이 동반되기 때문에 가볍게 여기고 방치하면 안됩니다. 기립 저혈압, 어떤 질환인지 ABL생명과 함께 알아보실까요?
기립 저혈압이란?
기립 저혈압은 서 있는 자세를 취할 때, 앉아 있다가 일어설 때 혈압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질환입니다. 서 있는 3분 이내에 수축기 혈압이 20mmHg, 확장기 혈압이 10mmHg이상 떨어집니다. 이는 우리 몸의 자율 신경계가 일어나는 상황 변화에 따라 제대로 반응하지 못해 생기는 것입니다. 자율신경 기능이 약한 노인이나 당뇨병, 파킨슨 병 등 신경계 질환 환자에게서 흔하게 나타나는 기립 저혈압은 평소 혈압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에게도 나타날 수 있는데요. 고혈압 환자의 원래 높았던 혈압이 정상 수준으로 떨어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립 저혈압으로 인해 혈압이 100mmHg 미만으로 떨어지게 된다면 머리 등 상체로의 혈액순환이 떨어져 어지럼증 외에도 만성피로감, 두통, 멍한 느낌, 균형감각 이상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신체 반응이 느린 파킨슨병 환자는 어지럼증으로 인하여 낙상을 할 수도 있고, 심장 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호흡곤란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가볍게 볼 수 없는 질환입니다.
달라도 너무 다른 빈혈과 기립 저혈압
일반적으로 머리가 핑하고 도는 어지럼증을 느낄 때의 증상을 빈혈이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의료진의 경우 적혈구의 혈색소가 부족한 특정 질환을 지칭할 때 빈혈이라고 하는데요. 빈혈의 대표 증상이 어지럼증이라고 흔히 알고 있지만, 빈혈은 어지럼증보다는 피로감이나 허약감이 주로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즉, 빈혈과 어지럼증의 큰 상관관계는 없습니다.
빈혈은 적혈구의 혈색소가 원인이지만, 기립 저혈압은 자율신경계 질환입니다. 우리 몸은 항상 지구의 중력을 받고 있어서 일어서게 되면 혈액이 하체로 급격하게 쏠리게 되고 혈압이 순간적으로 떨어집니다. 자율신경계는 이를 감지하여 반사작용으로 다리에 있는 혈관을 즉시 수축하는데요. 그렇게 되면 혈액이 상체로 공급되면서 심장으로 혈액이 잘 들어가게 되고 정상화 되어 혈압이 더 낮아지지 않게 유지됩니다. 이런 자율신경기능이 제대로 유지되지 않는 것이 기립 저혈압의 원인입니다.
어지럼증과 뇌 질환
어지럼증은 흔한 증상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연간 약 80만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10명 중 1명이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원인을 알기 어려워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기 쉽죠. 어지럼증은 그 종류에 따라 다른 질환의 증상일 수 있습니다. 빙빙 도는 듯한 느낌이 드는 어지럼증은 회전형 어지럼증이라고 합니다. 몸의 회전성 움직임을 감지하는 곳은 귓속과 뇌에 위치한 전정 신경기관인데요. 귀 안쪽의 말초성 전정기관에서 어느 한 곳이라도 이상이 생기면 이런 회전성 어지럼증을 겪을 수 있으며 대표적인 질환은 이석증과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 등의 말초성 질환과 뇌졸증이나 뇌의 염증 같은 중추성 질환입니다.
몸이 한 쪽으로 기우는 것 같은 어지럼증은 소뇌 기저핵 등 노의 구조물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로 최대한 빨리 뇌 질환을 의심하고 검사해야 합니다. 누워 있거나 앉아있을 때는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걸을 때 중심을 잡지 못하고 비틀거리는데요. 마치 술 취했을 때와 비슷한 모습으로 실조증이라고 불립니다. 이에 더해 말하는 것도 어눌해지고 손의 움직임도 부자연스럽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어지럼증은 뇌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더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합니다.
기립 저혈압 예방법
기립 저혈압은 생활습관으로 올 수 있는 질환으로 생활 속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적절한 운동으로 신체 활동량을 많이 늘려주고, 균형적으로 영양소를 섭취하면 기립 저혈압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기립 저혈압 환자는 반신욕이나 족욕을 하면 증상이 많이 악화될 수 있는데요. 따라서 물의 온도에 관계 없이 사우나나 족욕, 반신욕 등 하지 혈관이 확장되는 것을 피하도록 합니다. 어지럼증을 심하게 느낀다면 주변에 공간을 찾아 쪼그리거나 눠있는 것이 실신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기립 저혈압은 여름에 더 많이 발생합니다. 겨울에는 낮은 기온으로 혈관이 수축되어 뇌로 가는 혈류가 유지되지만 기온이 올라가면 우리 몸이 열기를 방출하기 위해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의 흐름이 약해지게 되고 이로 인해 뇌와 심장으로 들어가는 혈류가 줄어들면서 실신이나 어지러움 증세를 나타나기 쉬워지는데요. 의식적으로 시간차를 두고 천천히 일어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더운 날씨에는 수분 부족 현상이 나지 않도록 물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기립 저혈압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술과 담배 뿐 아니라 혈관을 확장하는 커피도 줄여 기립 저혈압을 예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