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하고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에서 가정부 문광이 결핵에 걸렸다는 오해를 받고 쫓겨나는 장면이 있었는데요. 결핵은 잊혀진 질병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생명을 앗아간 감염병으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는 질환입니다.
결핵균은 기원전 7천 년경 석기시대 화석을 비롯해 고대 이집트와 페르시아 미라에서도 감염 흔적이 발견되기도 했죠. 1882년 독일의 세균학자 로버트 코흐 박사에 의해 처음 발견된 결핵은 전염력이 강하고 서서히 폐를 망가뜨리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꾸준한 치료가 중요합니다. 속도가 느려 알아채기 힘든 결핵, ABL생명과 함께 자세히 알아보시죠.
결핵 시규환자 추이?
결핵은 체내에 결핵균이 증식하여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결핵균은 지방 성분이 많은 세포벽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결핵균은 다른 균에 비해 증식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에 증상이 서서히 나타납니다. 일단 결핵균이 활동하기 시작하면 면역세포와 결핵균의 염증반응에 의해 폐에 점차 고름이 생기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과거 '폐병'이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결핵은 보통 공기를 통해 전염되며, 폐결핵 환자가 기침, 재채기를 하는 경우 결핵균이 포함된 미세한 침방울이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다른 사람이 결핵균을 들이마시게 되면 폐로 들어가 결핵균에 감염됩니다. 대개 접촉자의 30%가 감염되고, 감염된 사람의 10% 정도가 결핵 환자가 되며 나머지 90%의 감염자는 건강에 이상을 느끼지 않은 채 살아갑니다.
결핵은 못 먹어서 걸리던 옛날 병이 아닙니다. 일상과 멀리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나라의 발생률은 OECD 평균의 약 7배로, 2019년에도 신규 환자가 2만 3,821명 발생하며 OECD 회원국 중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감기와 비슷한 결핵 초기증상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에어컨을 가동하는 곳이 많아지며 호흡기 증상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종종 약을 먹어도 기침이 잘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침이 오래 지속된다면 그저 기침이라고 가볍게 넘기기 보다는 다른 질병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감기는 200여 종 이상의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호흡기계 감염 증상으로 콧물, 코막힘, 인후통, 기침이 일반적인 증상이고 발열, 결막염, 두통과 근육통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감기는 특별한 치료 없이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나을 수 있는 질환입니다. 결핵은 가래, 객혈(피를 토하는 것), 흉통, 호흡곤란과 같은 호흡기 증상과 발열, 피로감, 식욕부진, 소화불량 등이 나타나는데요.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에는 감기로 오인하기 쉽습니다. 결핵은 감염성이 높아 주위에 옮길 수 있으니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원인을 모르는 호흡기 증상이 2주 이상 계속되거나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온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다제내성결핵
결핵약에 내성이 없는 환자가 2주 이상 결핵약을 복용하면 전염성은 대부분 사라집니다. 또 결핵약을 6개월간 꾸준히 복용하면 90% 이상 완치되지만 부작용으로 인해 꾸준한 결핵약 복용은 쉽지 않습니다. 간기능 장애, 복통, 식욕부진은 물론 심한 경우 황달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대개 초기에 부작용이 많지만 의료진과 상의하며 조절하면 가능한 정도가 되는데요. 6개월간 복용 수칙을 지키지 못한다면 더 위험한 결과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일반 결핵은 6개월의 꾸준한 약 복용으로 완치가 되지만 중간에 약을 끊거나 일부만 복용하면 약제 내성이 생깁니다. 심한 경우 어떠한 약제도 듣지 않는 슈퍼결핵인 '다제내성결핵'으로 진행할 위험성도 높아집니다.
약을 불규칙하게 복용하거나 중단한 경우 약제에 내성이 생겨 발생하는 다제내성결핵 환자는 매년 꾸준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제내성결핵은 항암치료처럼 약을 독하게 먹고 오랜 치료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환자 본인의 자기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비씨지 접종은 꼭!
국내에서는 1962년부터 세계보건기구의 지침에 맞춰 결핵 예방을 위한 비씨지(BCG) 접종을 해오고 있습니다. 비씨지는 우형 결핵균의 독성을 약하게 하여 만든 것으로 사람에게는 병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결핵에 대한 면역을 갖게 하는 백신입니다. 접종 방식에 따라 '피내용'과 '경피용'으로 구분되는데요. '피내용'은 주사식 예방 접종으로 흔히 '불주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피내용은' 주사를 피부 안쪽 진피까지 완전히 찔러 넣는 방식으로 통증이 크고, 접종 후 피부에 선명한 흉터가 남습니다. 하지만 피부 안쪽 깊숙이 백신을 넣기 때문에 결핵 예방 효과가 높습니다. '경피용'은 도장식 예방접종으로 바늘이 짧아 통증이 적고 흉터도 덜합니다.
결핵균에 감염되기 전 비씨지 접종을 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발병률이 1/5로 줄어드는데, 이 효과는 10년 이상 지속됩니다. 특히 비씨지는 폐결핵 뿐 아니라 사망률이 높은 소아의 결핵성 뇌막염이나 속립성 결핵 예방효과가 높아 가능한 한 출생 1개월 이내에 비씨지를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결핵 예방에 좋은 음식
결핵치료는 6개월 이상 꾸준히 먹어야 하기 때문에 우리 몸에 많은 부담을 주는데요. 결핵 치료와 예방에 도움을 주는 음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마는 결핵에 좋은 대표적인 음식으로 결핵으로 인한 출혈에 도움을 줍니다. 마의 뮤신은 단백질의 흡수를 촉진하여 위벽 분해를 억제하고, 마의 디아스타제라는 성분이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켜줍니다. 또한 약 복용으로 위 건강이 좋지 않은 결핵 환자들의 위장을 보호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연근의 찐득찐득한 점액은 폐와 폐포를 보호하여 주는 보호막 역할을 하는데요. 세균으로부터의 감염노출이 비교적 낮아지고, 폐건강을 유지시켜주어 폐결핵에 좋은 음식입니다. 마늘은 결핵으로 인한 잦은 기침과 가래에 좋습니다. 마늘에 풍부한 알리신이 살균작용과 함께 우리 몸의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혈액 순환을 돕습니다. 또한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서 삭힌 가래 분해 작용을 촉진시킵니다. 마늘은 기관지에 도움을 주고 결핵 치료로 약해진 체력을 보충해주기 때문에 결핵 환자가 섭취하면 좋습니다.
호흡기 증상에 민감한 나날들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평소 손발을 깨끗이 씻고, 몸에 좋은 채소나 과일을 많이 섭취하며, 물을 많이 마셔서 기관지 관리를 하여 결핵을 예방하시기 바랍니다. 전염성이 있기 때문에 결핵 초기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는 것도 잊지 마세요.